[트로트의 역사] '트로트의 재발견(feat.미스터트롯)'

2020. 6. 2. 14:04뮤직박스


[트로트의 역사]

'트로트의 재발견'

(feat.미스터트롯)


코로나 19로 집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진 시청자들에게 TV조선 '미스터 트롯'이 준 기쁨과 감동의 여운은 꺼지지 않는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 최고 시청율 35.7%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며, 트로트가 이렇게까지 뜰 줄은 몰랐지만, 그 인기가 과히 놀랍고 신기할 따름이다. 한국에서만 존재한다는 특별한 장르인 트로트의 시작은 언제였을까?

by tv조선 홈페이지

'트로트'는 사전적 의미로는 바쁜걸음으로 뛰다 라는 의미를 가진다. 말의 어원은 1910년대 미국의 춤곡인 폭스트롯(foxtrot)에서 유래되었으며,이 폭스트롯에 영향을 받아, 실질적으로 트로트라는 음악 장르에 영향을 준 음악은 구한말~일제강점기 사이 유행했던 일본의 대중음악인 엔카를 꼽는다. 2박 계열의 박자 덕분에 때로는 '쿵작', '뽕짝' 등의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1960년대까지는 엔카의 느낌을 많이 간직하고 있었지만, 그 이후로는 편곡과 한국 특유의 '뽕짝' 느낌을 살리면서, 엔카와는 차별화된 음악으로 성장해 갔다.

 

정통 트로트에선, '파'음과 '시'음이 제외된 단조 5 음계를 주로 사용하였지만, 최근에 트로트는 서양 음악과 혼합되어 7 음계로 사용되기도 하며, 댄스음악과 록 음악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과 접목되고 있다. 초기 트로트는 <목포의 눈물>, <나그네 설움> 등 뽕짝의 느낌보다는 서정적이고 한이 어린 곡들이 많았으며, 1960-70년대에는 남진, 배호, 나훈아 등 대형 트로트 스타들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트로트의 대중화가 이뤄지게 된다.

남진과 나훈아

1970년대 중반부터는 통기타와 로큰롤로 대표되는 서구 대중음악이 유입되면서, 이 시대 젊은 층들의 전유물이었던 고고장과 음악다방, 생맥주홀 등에서 유행을 하게 된다. 이런 시대적 흐름은, 트로트라는 음악을 10-30대 젊은 층과 40-60대의 중장년층을 구별하는 경계선으로 만들었다.

 

1980년대 이후로도, 1989년 발매한 락 트로트 장르인 윤수일의 <황홀한 고백> 그리고 <아파트>등이 큰 인기를 누리긴 했지만, 음악시장의 주류를 10-20대가 차지하며, 대중화된 트로트는 점차 비주류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1990년대 들어서,  뽕짝의 느낌을 배제한 발라드 느낌의 트로트가 등장하게 되는데, 1993년 발표해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김수희의 <애모>가 그 주인공이다.

윤수일과 김수희

실제로, 트로트라고 하면 고속도로에서 흘러나오는 단순하고 경쾌한 비트를 생각하기 쉬운데, 미스터 트롯에서 우승을 기록한 임영웅이 주로 노래했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바램>, <보랏빛 엽서>등이 이런 발라드 트롯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기존의 정통 트로트, 블루스 트로트, 락 트로트, 발라드 트로트 등의 다양한 하위 장르를 발전시킨 트로트는 2000년대 들어서 이제 젊은 층들도 공감할 수 있는 세련된 멜로디와 가사로 발전하기 시작한다. 2004년 10월 발매된 장윤정의 <어머나>를 시작으로, 2006년 <빠라빠빠>로 데뷔한 박현빈, 그리고 2007년 데뷔해 <산다는 건>, <사랑의  배터리>등을 히트하며, 젊은 트로트 가수 전성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장윤정
박현빈과 홍진영

실제, 미스터 트롯 내, 장르별 미션에서도 올드, 정통, 세미, 블루스, 국악, 발라드, 락, 댄스 등의 수많은 장르들로 구분하며, 트로트라는 음악에 대한 경계를 허물어 내고 있다.  이제는 한때,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흘러나오던 140 BPM의 빠른 뽕짝을 지칭하는 트로트가 아닌, 주류 음악의 하나로서 여러 음악들과 콜라보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홍진영의 <잘 가라>나 김연자의 <아모르파티> 같은 곡에서 보여주는 트로트와 EDM의 접목은 10,20대의 젊은 층도 트로트라는 장르에 대해 거부감을 없애주었으며, 장윤정의 <초혼>과 같은 곡들은 이제 베트남의 광장 한 복판에서 외국인의 입에서 흘러나오고 있으며, 진성의 <보릿고개>는 어른들에겐 과거를 회상하고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하나의 도구가 되었다. 더불어, 미스터 트롯을 통해 보여준 정말 다양한 모습의 트로트 공연들은, 이제 연령과 국적을 화합하는 매개체가 된 트로트의 모습을 보여주며, 앞으로 펼쳐질 트로트의 미래를 밝게 비춰주는 것 같다.